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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준비중인 취준생

잘 대답한 면접이 최악의 면접이 될 수 있다.

by 한밤_Midnight 202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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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을 잘 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원하는 면접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1. 준비했던 예상 질문 내에서 모든 질문이 나오는 면접

2. 준비한 모든 답변을 충분히 말하고 끝나는 면접

 

물론, 위와 같은 일은 보통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1번과 2번을 모두 충족한 면접이라고 해서 최고의 면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전부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 잘 대답한 면접이 어떻게 최악의 면접이 될 수 있을까?

 

최고의 면접이란?

우선 잘 본 면접의 정의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나는 합격한 면접이라고 해서 다 잘 본 면접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면접의 목적은 회사와 지원자가 서로를 알아보고 평가하는 것이다. 면접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잘 보이기 위해 어느 정도 과장과 생략이 필요하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 많은 지원자들이, 면접에서부터 본인을 '을'로 생각하고 면접에 임한다. 이는 생각보다 심각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을'이 아니다.

 

마인드는 면접 내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본인을 '을'로 생각하고 면접에 임하면, 긴장되는 마음에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잘 보이기 위해 꾸며내서 말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원자와 회사 모두가 서로에 대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최고의 면접이다.

 

서로를 충분히 파악하는 것이 합격보다 중요한 이유는 이전 글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 설마 지금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지원하고  있나요..?(회사 선택 기준)

 

다시 말해, 우리의 목적이 단지 합격만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면접은 단순히 원하는 회사에 합격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내가 지원한 회사가 실제로 내가 다닐만한 회사인지, 면접을 통해 반드시 판단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회사에 대한 판단이나 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한 채 준비된(=꾸며낸) 답변만 읊조리다 끝나는 면접은 최악이 될 수 있다.

 

제대로 된 면접 준비를 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이켜보자

예상 질문을 검색해보고, 생각해보고, 그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변해야 잘 보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면 방향이 잘못되었다. 물론 아무 준비도 없이 면접에 가도 된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가 면접에서 꼭 말해야 할 내 모습은 무엇일지, 면접에서 꼭 알아내야 할 회사의 가치관은 무엇일지 정리하는 것이다. 면접에서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어렵게 합격한 회사일지라도 금세 퇴사를 결심하게 될 수도 있다.

 

소개팅을 예로 들어 생각해보자. 소개팅 날 잘 보이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을 먹으며, 공감대를 형성한답시고 전혀 관심 없는 것을 좋아하는 척하는 것이 과연 옳은 판단일까? 설령 소개팅의 경험이 좋아 연인으로 발전한다고 할 지라도, 그 관계의 기반은 약할 수밖에 없다. 그날의 분위기가 좋았을 뿐만 아니라 솔직한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알아갈 수 있었을 때, 비로소 그날을 성공적인 소개팅이라고 할 수 있다. 면접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는 전제 하에, 억지로 꾸며낸 말로 어렵게 합격한 회사는 어차피 오래 다니기 힘든 회사일 확률이 높다. 본인과 잘 맞지 않을 회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본인과 잘 맞는 회사라면, 편하게 수다를 떨듯이 면접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과하게 긴장할 필요도 없다.

 

한라산을 옮기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느라 면접 준비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위와 같은 악명 높은 질문을 꼭 한다는 면접도 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와 같은 질문은 미리 준비할 수 없다는 것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런 질문은 면접자가 얼마나 준비해왔는가를 평가하기 위한 질문도 아니다. 단순히 그 자리에서의 기지와, 설명에 대한 논리력을 보고 싶은 것이다. 오히려 미리 준비한 틀에 박힌 대답이 마이너스가 될 위험도 있다. 그러니 답변 스크립트를 적고 외울 시간에, 질문의 본질을 꿰뚫는 연습을 하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준비가 될 것이다.

 

나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내 어떤 모습을 회사에 말하고 싶은지 정리해보자. 그리고 회사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고, 내가 다니고 싶은 회사인지 확인하기 위해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정리해보자. 정상적인 면접이라면, 지원자가 회사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는 시간이 반드시 포함된다.

 

너무 단순하고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되는가? 우리 삶의 고민들은 대부분 뻔한 해답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문제의 본질을 고민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실 블로그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도 보다 본질적인 질문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취업시장이 얼어붙었다. 취업이 어려운 것은 당신만의 잘못이 아닐 확률이 크다. 상황이 괜찮다면,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보다 본질적인 고민을 하는데 시간을 할애해보길 권하고 싶다.

 

우리는 왜 일을 해야 하는가?,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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