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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준비중인 취준생

열심히 쌓은 스펙이 아무 쓸모 없어지는 이유

by 한밤_Midnight 2020.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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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스펙을 쌓는 것,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우리는 스펙을 쌓기 전에, 이력서를 쓰기 전에, 직장부터 골라야 한다.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들 의문은 아마 아래와 같을 것이다.

  

스펙을 하루, 이틀만에 쌓는 것도 아니고, 직장부터 고르면 언제 스펙을 쌓아?”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어느 직장에 갈 것인지 모르는 채로 쌓아온 스펙은 과연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풋풋하던 그때를 떠올리며, 썸 타던 시절로 돌아가 보자.

 

한 사람과 오랜 썸을 타던 친구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만나면 참 좋은데, 연락이 너무 안돼

 

사람이 서운함을 품고 있으면 티 내지 않아도 티가 나는 법이다. 친구가 무언가 섭섭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상대는 나름대로 이런저런 노력을 하기 시작한다. 소문난 맛집을 찾아 데려가 주기도 하고, 평소에 갖고 싶어 하던 것을 기억해 두었다가 서프라이즈로 선물하기도 했다. 평소에 좋아하는 스타일로 옷을 바꿔 보기도 하고, 향수도 바꿨다. 그러나 결국, 둘은 좋은 결말을 맺지 못하게 됐다. 친구가 서운했던 부분은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 였기 때문이다.

 

직장을 고르지 못한 채 쌓은 스펙은 친구의 마음을 얻기 위한, 그러나 빛을 발하지 못한 위 이야기의 노력과 같다. 스펙은 기업이 원하는 부분을 긁어줄 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남들 다 하니까, 다들 이 정도는 하니까 하는 마음으로 쌓아 올린 스펙이라면, 서류를 보는 사람도 느낄 수 있다. 당신을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똑같이 느낀다는 것이다. 설령 그것의 성취가 남들보다 뛰어나도, ‘조금 더 했네?’ 정도에서 그칠 확률이 높다.

 

“이 정도도 안되면 서류에서 광탈한다던데?” 하면서 떠올리고 있는 그것은 스펙이 아니라 탈락 기준일 확률이 높다. 토익도 스펙이라고 생각하는가? 토익은 자르기 위한 기준이지 뽑기 위한 기준이 아니다. 토익 점수가 낮아 지원조차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는 있다. 그러나 반대로 토익 점수가 높아 취업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토익과 같이 수치화된 영역은 서류를 검토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이것을 스펙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높으면 낮은 것보다 좋은 것 아니냐혹은 없는 것보다 나은 것 아니냐”는 불평이 들리는 것만 같다. 그러나 시간은 한정되어있고,우리는 한정된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이미 지원자격기준을 넘긴 토익 점수를 100점 더 올리기 위해 쏟는 노력과 시간을, 다른 무엇인가를 위해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학점수가 높은 사람과, 어학점수는 다소 낮지만 기업이 원하는 무엇인가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있다면, 기업은 당연하게 후자를 택할 것이다. 다른 무엇’을 어떻게 내세울지는 사람마다, 목표하는 직장마다 다를 것이다(이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다뤄보겠습니다). 기억하자, 수치화된 영역은 최소한의 기준만 넘기면 된다.

 

우리가 갖추어야 할 스펙은 대상 기업이 원하는 경험이다.

 

그것은 목표로 하는 기업마다 다를 것이다.마스터키와 같은 스펙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일자리는 필요로 하는 능력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소기업, 공기업, 스타트업이 원하는 능력치는 다르다. 게다가 같은 대기업 안에서도 직군별로도 차이가 크다. 그래서 우리는 직장을 먼저 선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을 보는 분 중에는 취업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은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럼 벌써부터 기업을 선택하고 그 기업에 맞춘 스펙을 쌓으라는 것이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이 아닌 직장을 선택하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실적으로 취업이 1년 이상 남은 시점에서 기업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기업을 선택한다 한들 사람일이 예상처럼만 흘러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들보다 비교우위에 서기 위해 빛나는 젊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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